앨리스클로젯 미니 스토리35 - 무대 「사랑을 위하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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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다섯 번째 미니 스토리 오픈 상점

밸런타인(로미오와 줄리엣)
(2023년 2월 3일(금) 00:00 ~ 2월 16일(목) 23:59)

Alice Closet - Mini Story

총 10화

무대 「사랑을 위하여」를 보고

[1] '사랑을 위하여' 제2막 대본

'사랑을 위하여' 제2막 대본

'칼린카, 칼린카… 거기 있지요?'
무대 중앙의 화려한 발코니.
그곳에서 아름다운 여성이 얼굴을 내민다.
그녀는 인터너의 귀족 여성, 칼린카.
'누구? 누구죠? 나를 부른 사람은?'
어둠 속에서 링크라이어의 귀족 남성인 아도니스가 등장한다.
'칼린카, 저입니다…!'
'세상에, 아도니스! 어째서 여기에? 링크라이어 사람인 당신이 이 인터너에 있다는 걸 들키면 목숨을 잃게 될 거예요. 얼른 도망치세요.'
'아뇨, 도망치지 않을 겁니다. 나라도 전쟁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여기 왔습니다! 이 목이 날아간다고 해도 이 사랑은 멈출 수 없습니다.'
'아도니스… 아아, 당신이 링크라이어 사람만 아니었다면!'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당신이 인터너 사람이 아니었다면! 하지만 제가 사랑한 이는 인터너의 칼린카입니다. 지금의 당신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는 없어요.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 우리가 맺어지는 날이 반드시 올 겁니다!'

[2] 펠리시아의 일기

562.2.14
오늘 '사랑을 위하여'라는 연극을 봤다.
루카스와 결혼하고 처음으로 맞이한 밸런타인에 같이 본 것도 이 연극이었지…
그 탓인지 보면서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당시의 나는 루카스에게 '저 연인들은 정해진 상대와 결혼해야 할까?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할까?' 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우리 같은 왕족 간의 결혼으로 나라 간의 관계가 안정되면 귀족도 평민도 안심하고 좋아하는 상대와 결혼할 수 있겠지. 하트랜드에서도 벨벳에서도 이 연극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힘을 다하고 싶어.'라고 대답했다.
설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는 자기 자신보다도 국민의 행복을 바라고 있었다.

결혼 전에 루카스와는 손에 꼽을 정도로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그는 언제나 내게 다정했다.
루카스가 좋은 사람이란 건 알았지만 아직 사랑이라 보기 어려운 상태로 결혼하게 됐지.
하지만 나는 점점 더 루카스를 좋아하게 되었다.
지금은 그의 긍정적인 성격이 가장 큰 위로가 된다…
루카스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3] 루카스의 일기

539.2.14
오늘은 결혼 후 처음 맞이하는 밸런타인.
아내와 함께 연극을 보러 갔다.
하트랜드 연극사에 찬란히 빛나는 명작 '사랑을 위하여'.
나는 이 작품을 무척 좋아해서 조국인 벨벳 왕국에서도 10번 넘게 관람했다.
그렇지만 과연 하트랜드 왕국에서 탄생한 연극답게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이곳의 공연은 또 다른 맛이 있었다.
배경과 연출 차이로 같은 대사도 전혀 다른 인상을 줘서 무척 재미있었지.
관람 중에 펠리시아가 '정해진 상대와 결혼해야 할까,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할까, 어느 쪽이 옳다고 생각해?' 하고 귓속말로 물었다.
그저 잡담인 줄 알고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바로 답했지만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 보면… 혹시 펠리시아한테는 달리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던 걸지도 몰라.
마음에 뒀던 남자가… 아니, 생각하지 말자.
처음에는 정치적인 관계였지만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내 마음은 그녀의 것이었다.
그런데 민중을 위해서 나 자신을 희생했다는 식으로 말해 버려서 펠리시아를 상처 입힌 건 아닐까.

앞으로는 한 명의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녀를 평생동안 지켜주고 싶어.
칼린카를 끝까지 사랑한 아도니스처럼…!

[4] 블랑의 일기

555.2.14
오늘 연극은 지금까지 몇 번 볼 기회가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극장에 있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번에도 결국 도중에 빠져나와 버렸다.
나한테 긴 공연은 아무래도 무리인가 봐.
또 결혼 장면까지밖에 못 봤다.
재버워크한테 미안해.

하지만 마지막까지 본 적은 없어도 결말은 안다.
마지막엔 둘이 함께 독을 마신다고… 안타까워.
나는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나서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한 것만으로도 축복받았구나.

극장 입구에 근사한 앨리스가 있었지.
「푸르푸앵」이나 「풀레느」처럼 정말 세세한 디자인까지 150년 전의 시대를 재현해둬서 정말 대단했어.
차분한 빛깔을 띠면서도 화려함이 있고, 포인트로 아네모네 장식을 사용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남겨두는 그 절묘한 밸런스… 정말 많은 공부가 됐어!
아네모네의 꽃말은 '당신을 믿고 기다린다.'라고 하지.
기다려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언젠가 건강해져서 연극을 끝까지 보고 싶다.

[5] 재버워크의 일기

562.2.14
오늘은 여왕 폐하의 수행인으로서 연극을 보러 극장에 갔다.
전에 블랑과 본 적이 있는 연극이었다.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발코니에서 밀회하는 장면에서 극장을 나와버렸다.
배우는 다르지만 오늘 공연한 건 7년 전에 블랑과 함께 봤을 때와 같은 극단이었다.
꽃을 소도구로 사용하는 건 이 극단 특유의 연출이지.
블랑이 꽃말을 가르쳐줬던 게 생생하게 기억난다.
가막살나무꽃의 꽃말은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걸 숨기고 함께 연극을 보러 와준 그녀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블랑은 주인공의 옷이 「푸르푸앵」이고 신발 모양이 「풀레느」라는 등 다양한 얘기를 해주었다.
손에 있는 가면으로 얼굴을 숨겨서 의상의 신비감을 더욱 부각시켰다고 한다.
그녀는 의상 디자인을 정말로 마음에 들어 했지.
언젠가 같이 연극을 끝까지 보자고 약속했는데 결국 그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반대하는 주위의 목소리 따위 무시하고 그녀를 사랑할 각오를 조금만 더 빨리 표현했다면 더 많은 시간을 공유할 수 있었을 텐데… '당신을 믿고 기다린다.'였던가…
너무 기다리게 했던 모양이야.

[6] '사랑을 위하여' 종막 대본

'사랑을 위하여' 종막 대본

아도니스와 도망치는 칼린카.
'아도니스, 추격자가 코앞까지 왔어요.'
'네, 완전히 포위된 모양입니다.'
'더는 도망칠 수 없겠어요.'
'칼린카, 당신을 인터너로 돌려보내겠습니다.'
'그런 일을 했다간 아도니스, 당신이… '
'당신을 구할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일 겁니다.'
칼린카는 품에서 작은 병을 꺼냈다.
'저택을 빠져나올 때 시종에게 받았어요. 이 병 안에는 독이 들어 있죠.'
'칼린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죠?'
'아도니스, 당신 혼자 가게 할 수는 없어요. 현세에서 함께하지 못한다면 하다못해…'
'칼린카… 당신은…'
'부탁이에요, 아도니스! 당신을 잃고는 살아갈 수 없어요!'
아도니스는 칼린카의 손을 잡는다.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세계로 함께 떠납시다.'
둘은 독을 마시고, 손을 잡은 채 최후를 맞이한다.
양국의 추적자들은 두 사람의 시체를 눈앞에 두고 슬픔에 잠겼다.

[7] 밀라의 일기

545.2.14
오늘은 찰스와 함께 연극을 봤다.
극을 끝까지 보았지만, 첫눈에 반해서 목숨까지 건다는 게 놀라웠다.
뭐, 첫눈에 반하는 건 확실히 그만한 충격이 있긴 하지만…
사랑의 시작에는 그 정도 기세가 있어야 하는 법이지.
하지만 어떻게든 두 가문을 설득할 방법이 정말 없었을까?
두 사람의 사랑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주위의 이해가 반드시 필요해.
찰스는 '그런 상황에서 양쪽 부모님을 설득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래서 혹시 부모님이 우리 사랑을 반대하면 어쩔 거야?
하고 찰스를 놀렸더니 '당연히 밀라를 데리고 도망칠 거야.
하지만 죽는다는 선택은 하지 않아. 끝까지 도망쳐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살자.'며 진지한 표정을 짓는 거야!
웃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못 참고 웃음을 터트려 버렸어.
찰스는 '내가 뭔가 이상한 소리를 했어?'하고 눈을 휘둥그레 떴지. 불안하게 해서 미안해!

찰스, 안심해.
엄마라면 분명 내 사랑을 응원해 줄 테니까.

[8] 찰스의 일기

545.2.14
밀라와 함께 연극을 봤다.
굉장한 연극이었지. 대사가 마치 시처럼 아름다웠다…
언젠가 저런 말을 해 보고 싶어.

관람 중에 밀라가 '우리 사랑을 반대 받으면 어쩔 거냐.'고 물어서 조마조마했다.
막상 상황이 닥치면 당황해서 아름다운 대사 같은 건 나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지.
혹시 밀라는 우리 관계가 부정당할 걸 미리 걱정하고 있는 걸까?
진지하게 생각했다.
만약 그렇다면 어쩌지?
어떻게 설득해야 하지? 힘내서 마음을 얻어내야 하나?
아니 잠깐, 오늘 연극처럼 얘기를 전혀 들어주지 않는 타입의 부모님인지도 몰라.
혹시 그렇다면 역시 도망칠 수밖에 없잖아!
하지만 '밀라를 데리고 도망칠 거야.'라고 했더니 그녀는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지…
그제야 농담이란 걸 깨달았다. 못 말려…
밀라는 소설이나 잡지를 보면 쉽게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그 덕분에 그녀의 얘기는 항상 활기가 넘쳐서 재미있다! 오늘 새삼 느꼈지.
밀라의 그런 점이 좋아!

[9] 레티시아의 일기

562.2.14
오늘은 기대하던 어머니와의 연극 관람 날.
주위에 귀족들이 잔뜩 있어서 단둘은 아니었지만…
어머니와 함께 연극을 봐서 정말 좋았어!

내용은 무척 무거웠지…
왜 옛날의 명작 연극들은 비극이 많은 걸까?
전에 읽은 책에 사람은 비극에 끌린다고 적혀있었는데 정말일까?
오늘 본 연극이 탄생한 건 404년 전후라는 모양이다.
그 시기는 아직 앨리스가 없었지…
그런데도 비극이 있었다는 건 비극을 만들어내는 게 인간이란 뜻일까…?
적어도 앨리스 때문은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어쩐지 비극에 관해 너무 깊이 생각한 것 같아.
이것도 명작을 본 탓일까.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고 싶은데… 어머니는 바쁘실 테고…
그러고 보니 1층 자리에 메를 부인과 체스터가 있는 것 같았는데.
인기 많은 연극이니 어쩌면 보러 왔었는지도 몰라!
체스터한테 물어보고, 혹시 본 게 맞았다면 함께 감상을 나눠도 재밌겠다!

[10] 체스터의 일기

562.2.14
오늘은 할머니랑 같이 연극을 보러 다녀왔다.
「사랑을 위하여」라고 하는 오래된 작품인데, 명작으로 불리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같은 공연을 여왕님과 귀족들도 보러 온 모양이었다.
그러면 아마 레티시아도 있었겠지.
뭐, 귀족들은 2층 특별석에 있으니까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같은 공연을 본 셈이니 대화 정도는 가능하려나.
딱히 레티시아랑 대화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감상 정도는 얘기해 줄 수도 있…지.

하지만… 연극에 오래된 표현이 많아서 조금 어려웠어.
하트랜드 왕립 명문교에 다니는 레티시아에게는 쉽겠지만 나한테는…
이대로는 감상을 나누기도 전에 바보 취급을 당할 거야!
유명한 작품이라면 책 같은 곳에도 나올 테니 레티시아랑 대화하기 전에 공부해두는 편이 좋겠어.
그러고 보면 이 연극은 인터너 제국과 링크라이어 공국이 전쟁을 할 때의 얘기였지.
역사에 대해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문학도 역사도 시키한테 물어보면 어떻게든 될 거야…!
…인터너 제국도 링크라이어 공국도 멀지만, 가보면 작품에 관해 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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