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바빠서 죽어가던 사이에 산나비가 정식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이제 좀 여유가 생겨서 열심히 플레이해봤습니다. 지금 게임 끝내고 쓰는 거라 손가락이 이상해요. 타자가 잘 안 쳐지네요.ㅋㅋㅋ
텀블벅 후원 리워드로 베타 테스트도 참여했는데요. 개인 일정 때문에 후반엔 참여하지 못했어요. 오히려 그래서 어떤 것들이 개선되고 추가되었을지 기대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진엔딩까지의 플레이타임: 10.3시간
스팀 평가 보니까 다들 엔딩을 보신 건지는 모르겠는데 10시간 정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조작
개발하시면서 이런저런 시도를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스킬을 얻게 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조작법에 대한 튜토리얼도 흐름을 끊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추가되어서 좋았어요.
베타 때도 느꼈지만 타격감은 좋습니다.
그래픽
픽셀 아트가 정말 최고입니다. 특히 4스테이지는 얼리 액세스 때 못 봤었는데 너무 예뻐서 중간에 잠깐 멈추고 스크린샷도 많이 찍었어요.
UI도 더 알기 쉽게 변경되어서 좋았습니다.
스토리
좋았습니다. 반전과 음모, 그리고 감동까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 다 넣었다!!!!! 설정 구멍도 딱히 없었던 것 같고요. 솔직히 베타 때는 이거 스토리를 어떻게 마무리지을까 싶었거든요. 마지막에 떡밥이 다 회수됩니다.
마지막에 산나비의 정체가 나올 땐…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가끔 틀린 맞춤법이 있고 일본에서 영향 받은 듯한 대사들이 있어서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좋았어요.
난이도
전제적으로 평가를 해보자면, 초반엔 액션 게임을 원하는 사람들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지만 중간부터 게임의 장르가 살짝 바뀌면서 난이도도 올라갑니다. 후반엔 난이도가 꽤 있어서 반복적인 플레이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전 보통 난이도로 플레이했는데도 후반엔 정말 너무 어려운 구간이 많았습니다. 길 못 찾아서 머리 터지고 스피드런 못해서 가슴도 터집니다. 즉사 구간이 있어서 쉬움 난이도로 해도 좀 힘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챕터별 난이도 및 평가
1챕터 - 최하층
난이도: 쉬움~보통
부자연스러웠던 맵 진행이 개선되었습니다.
1챕터 |
베타 때 몇 번 해본 구간이라 그렇게 어렵진 않았습니다. 난이도 조정을 한 것 같아요. 길 찾기 힘든 구간이 조금 있었는데 전부 개선됐습니다. 아무래도 1스테이지부터 어려우면 이탈하는 사람이 생기니까요.
*제가 베타 때 몇 번 해봐서 쉽게 느낀 걸 수도 있습니다.
2챕터 - 상업지구
난이도: 보통
접근 금지 구역과 물자 수송 라인이 추가되며 암시장을 지나면서 사슬팔의 길이 조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자유로운 건 아니고 스페이스바를 눌렀을 때 사슬팔 찍은 곳으로 빠르게 쭉 당겨져요.
2챕터 상업 지구 |
사슬팔 길이 조절을 충분히 연습할 수 있을 때까지 적들이 안 나옵니다. 다만 갑자기 벽타기 게임이 되어서 조금 피곤할 수도 있어요.
보스는 적절한 난이도였다고 생각됩니다. 중간 보스는 적이 쏘는 유도탄으로 적의 방어막을 깨는 게 주요 포인트였고, 보스는 보스의 주변을 돌고 있는 노란색 코어를 깨면 되는 거였어요.
3챕터 - 공장
난이도: 어려움
베타 때 감독관을 처음 보고 너무 무서웠죠... 감독관만 유일한 3D 그래픽인데 튀지 않게 렌더링이 잘 됐습니다.
3챕터 공장 |
베타 때와 달리 폭탄으로 레이저를 파괴하는 게 추가됐고요. 레일 방향을 바꾸거나 잠금을 풀어서 지나가야 하는 맵이 대부분입니다. 적은 안 나오고 기계 장치만 나옵니다.
중간부터 주인공을 '워커'라고 부르는 의미심장한 안내가 나오는데요. 이때부터 주인공과 똑같이 움직일 수 있는 워커 한 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F' 키를 눌러서 전환한 뒤 워커를 움직여서 버튼을 누르고, 다시 'F'를 눌러 주인공이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3챕터 워커 사용 |
공장 맵이 아쉬웠던 게 액션 게임이라는 인상을 줬던 초반과 달리 길 찾기와 스피드런이 너무 많았어요. 길 못 찾으면 즉사, 실수하거나 조금이라도 늦으면 즉사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보스 때 스피드런 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껐습니다. 제가 컨트롤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처음부터 해야 하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10번이 뭐야 20번 이상은 죽은 것 같네요. 하면 할수록 컨트롤이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현타가.... 그냥 여기서 관두고 스트리머들이 플레이한 걸 볼까 싶었어요. 1차 겜삭 위기였습니다.
3챕터 중간 보스 코어 키퍼 3페이즈 |
끝이 어딘지 몰라서 더 힘들었기에 3챕터 중간 보스 코어 키퍼의 패턴 순서를 알려드리자면,
(→) [←] → ← → ↓ ↑ (→) [←] → ← → ← → (←) [↑] ↓ → ↑ ↓ ← → ← (→)
*(빈 공간), [저장 위치]
다행히 다음날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게임 켜서 클리어했습니다.
*1.3.15버전 패치에서 키퍼의 난이도가 하향됐다고 하네요!
참고로 키퍼를 깬 뒤에도 엄청난 스피드런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2차 겜삭 위기)
길 못 찾아서 몇 번 죽은 구간 공유해드립니다.
스피드런 구간 |
너무 길어서 잘랐는데 마지막에 밑으로 가서 레이저 부수고 오른쪽으로 쭉 가시면 돼요. 전 길 있는 줄 모르고 위아래로 삽질을 좀 했습니다.
3챕터 마지막에 슈팅 게임 형식이 나오는데 어렵진 않아요. 약간 미니 게임 느낌입니다. 개발진이 다채로운 시도를 하셨다는 걸 느꼈습니다.
4챕터 - 최상층
난이도: 보통 ~ 어려움
그래픽이 연한 분홍색 계열로 예쁜 구간입니다. 한옥 형태가 많이 나와요. 최하층과 비교해보면 빈부격차가 심하고 뒤가 구린 부조리한 도시죠.
전체적으로 분홍색 파스텔톤인 마고시 최상층의 그래픽 |
진짜 있을 것 같은 마고시의 마스코트 |
이때부터는 사슬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shift 키를 눌러 적을 강하게 공격하거나 지형지물을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타겟팅은 자동으로 됩니다.
shift 키로 공격하기 |
보스 이름은 '불새'로, 공중전입니다. 분리된 기차들을 타고 다니면서 공격을 피하고, 떠다니는 특수 화물을 불새에게 던져서 공격하면 됩니다. 처음에 이걸 몰라서 몇 분 동안 피하기만 했잖아요.ㅋㅋㅋㅋㅋ
4챕터 보스 '불새' |
불새는 특별한 대사 없이 그냥 같은 패턴 반복이에요. 기차는 일정 수준 맞고 나면 사라지는데 곧 다시 나타납니다. 기차를 잡거나 밟지 못하고 밑으로 떨어지면 다시 해야 합니다!
특수 화물이 너무 빠르게 날아다녀서 좀 힘들었어요. 한 번에 한두 개만 나오는데 다시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도 있고요. 공중전이 처음엔 재밌었는데 반복하다보니 좀 질리기도 했습니다.
※스포일러: 4챕터에 엔딩 분기점이 있는데 전 올라가는 선택지가 있는 줄 모르고 그냥 내려갔었거든요. 근데 내려가도 다시 4챕터 선택해서 올라갈 수 있으니 크게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연출 보시면 알 수 있는 게, 한쪽은 주인공의 기억 속 딸의 모습이 나오고, 다른쪽은 금마리의 모습이 나옵니다. 처음엔 그냥 단순 회상 같은 건가 싶었다가 다시 보고 깨달았는데요. 무슨 의미인지 한 번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4챕터에서 마고특별시에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던 이유가 밝혀지는데…😇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5챕터(진엔딩): 최상층→주인공 내부→최하층→상업지구→공장→최상층
*5챕터는 스토리 스포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난이도: 어려움, 그리고 길어...
문제의 5챕터... 스토리가 확 진행되면서 모든 떡밥이 풀리고 엔딩을 향해 달리는 구간입니다. 엥? 엔딩 구간이 아니라 엔딩을 향해 '달려요'? 진짜 겁나게 달려야 합니다.
저 동상이 참 재밌는데 게임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송 소령과 싸울 때 뭐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송 소령이 총 쏘거나 해서 가만히 있을 때 shift로 공격하면 됩니다.
단청 무늬가 인상적이었던 송 소령 맵 |
주인공의 내부 의식에 들어가면 스토리가 하나씩 풀리는데요. 처음에는 흥미진진했는데 맵이 생각보다 어려워요. 어차피 대부분의 스토리가 풀린 마당에 이거 보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어요.(3차 겜삭 위기)
내 박자감을 시험하는 구간 |
해당 맵이 끝나면 마리를 찾기 위해 처음 맵부터 다시 플레이해서 올라가야 합니다.🥶 이미 스킬을 모두 가진 상태이고, 맵 형태가 다르고, 나타나는 적도 달라 원래 난이도보다 어렵습니다. 진행할 때마다 마리의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면서 스토리가 풀리는데 좀 피로감이 심했어요. 이미 지나갔던 맵을 반복하는 이유는 알 것 같은데 제가 너무 많이 죽어서...ㅋㅋㅋ
여기도 마찬가지로 길 모르면 죽고 스피드런을 못하면 죽는 구간이 많았고요. 공장 나올 때 4차 겜삭 위기였습니다.
결국 공장 맵을 또 지나가야 하는데 진짜 미치겠는 거예요. 옛날에 BJ들이 록맨 플레이하는 거 많이 봤는데 그분들도 이런 기분을 견디고 했던 걸까요. 물론 산나비가 록맨보다는 쉽겠지만 어쨌든.
여러분의 컨트롤이 좋다면 느끼지 못하셨을 수 있지만 전 머리가 터질 것 같았습니다.
공장 맵 깨고 스토리 조금 나오다가 최상층이 나왔을 때 5차 겜삭 위기를 겪었습니다. 여기서 게임 한 번 껐고요. 쉬고나서 했는데 막상 최상층은 어렵지 않더라고요. 마리를 만나서 무사히 엔딩까지 봤습니다.
엔딩 그저 눈물😭 산나비의 정체? 진짜 눈물😭😭😭
조금 아쉬웠던 건 엔딩 때 일러스트도 픽셀 아트였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뭔가 좀 뜬금없어서 눈물이 쏙 들어갔네요.
마지막 크레딧을 보시면 'BACKERS'에 텀블벅 후원자들 목록이 나옵니다. 본인이 텀블벅 후원할 때 옵션에 적었던 이름이 나타나요. 처음 나오는 분들은 고액 후원으로 대표이사가 되셨거나 전광판 광고에 적힌 분들이고요. 다른 후원자 분들은 이름이 긴 사람부터 차례대로 나옵니다. 엔딩 영상 보느라 제 이름을 못 찾았는데 녹화한 거 다시 돌려보면서 찾았어요.
본명 쓰려다가 그냥 닉네임 썼습니다. 어차피 닉네임도 제 이름으로 만든 거라.
엔딩 보면서 느꼈는데 개인적으로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습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스샷을 제대로 못 찍었는데 확실히 복식이 보이니까 '조선'사이버펑크라는 느낌이 더 강하더라고요. 좀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속작을 낼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오더라도 휴식 기간과 산나비 개발 기간을 생각하면 3년 뒤에나 나오지 않을지.
게임 진행 중에 잠깐 나오는 사람들 |
간단하게 쓴다고 했는데 좀 길어졌네요. 액션 게임 좋아하는 분들은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리 액세스는 몇 번 해봤지만 이렇게 아예 출시 전인 게임을 후원한 건 처음이었는데 너무 만족스럽고 좋은 결과물이 나와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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