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우연히 Scene Investigators라는 게임을 알게 되어서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봤습니다.
영화에서는 은근슬쩍 떡밥을 흘려주다보니 사건의 전말이 나왔을 때 '아~~~~~!!!! 이게 이거고 이게 저렇게 되어서 이게 저게 그렇구나!!!'하고 이해되는데요. Scene Investigators는 실제 형사가 된 것처럼 사건 현장만 보고 추리를 해야 합니다. 마니아층이 있는 게임이에요. 크라임씬 좋아하는 분들은 재밌게 하실 것 같네요.
솔직히 추리는 남이 하는 걸 보는 게 재밌는 거지, 전 잘 못 합니다. 그래서 구매 전에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보았습니다.
디너 파티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5번 의자에 앉은 사람
- 2번 의자에 앉은 사람
- 클라라의 사촌
- 죽은 사람
- 살인자
시작하고 바로 옆을 보니 카드가 있네요.
확인해보니 클라라의 생일을 축하하는 편지입니다. 제이크에게서 왔고요. AA에서 만난 사람인 건지 원래 알던 사람인 건지는 알수 없습니다. AA는 알코올 중독자 모임입니다.
곁에 둔 사람이라는 걸 보니 헨리는 클라라의 남편인 것 같네요.
바로 옆의 식탁을 봅시다. 의자 쿠션에 몇 번 의자인지 숫자가 쓰여있어요.
3번에 앉은 사람이 죽었네요. 입에 피가 묻은 걸 보니 뭔가를 잘못 먹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피해자 자리의 식기를 보니 와인잔에 붉은색 립스틱 자국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여성인 것 같습니다.
테이블 형태를 봤을 때 3번이 주인공 자리이니 클라라가 사망한 것 같습니다.
거실 휴지통을 보면 '판타지 아무르'의 영수증이 나옵니다. 2월 14일에 뉴욕에서 주차장을 이용했다는 내용입니다.
거실 소파 옆 협탁의 서랍을 열어보니 편지가 나옵니다. 봉투에는 클라라에게 온 편지라고 쓰여있고요. LA에서 헤더 브라운이라는 사람이 보냈네요.
편지도 있는데 내용이 심상치 않습니다. 말투는 연인한테 보내는 편지인데 보낸 사람은 엄마입니다. 이거 아무래도 이미 헨리랑 결혼한 상태에서 헤더 브라운(본명일까?🙄)과 불륜 사이인 것 같네요. 장거리 불륜이라니;
현관 쪽을 볼까요?
참석자 명단입니다. 제이크, 에드윈, 제니가 파티에 참석합니다. 이름만 봤을 때 제니는 여성, 제이크와 에드윈은 남성입니다.
달력에 일정이 적혀있는데요.
- 4월 22일: 사건 당일인 클라라의 생일
- 3월 13일: 병원 예약
- 2월 17일: 클라라가 LA에서 돌아옴
- 2월 11일: 클라라가 LA로 출발
클라라가 LA에 갔던 기록이 있는 걸 보니 불륜 상대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갔던 것 같습니다. 거실 휴지통에 있던 판타지 아무르 영수증은 클라라의 것이 아니네요. 판타지 아무르는 뉴욕에 있으니까요.
서랍을 열어보니 뉴욕시 레스토랑 목록이 나옵니다.
리스트 마지막에 판타지 아무르가 있습니다. 2월 14일에 클라라는 LA에 있었으니 영수증은 헨리의 것인데 헨리는 왜 클라라가 없는 사이에 레스토랑을 갔을까요?
현관 옆 옷걸이에 걸려있는 가방을 조사해봅시다.
붉은색 립스틱이 있는데요. 뚜껑을 살펴보면 방수가 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것은 아닙니다. 니코틴 패치가 있는 걸 보니 최근에 담배를 끊었나 보네요. 그리고 성냥에 판타지 아무르가 쓰여 있습니다. 가방 형태나 립스틱을 봤을 때 헨리의 가방은 아닐테니 그와 함께 판타지 아무르에 갔던 사람의 가방이겠네요. 참석자 중 여성인 제니의 가방입니다. 헨리와 제니는 불륜 사이였네요!😨 생각해보니 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부엌으로 가면 헨리의 지갑이 있습니다.
지갑에 들어있는 명함은 2장인데요.
한 장은 낙태클리닉 의사의 명함, 다른 한 장은 에드윈 브릭스라는 변호사의 명함입니다. 생일 축하 편지에 클라라의 임신을 축하하는 내용이 없기도 했고, 클라라가 와인을 마신 걸 보면 불륜 상대인 제니가 임신을 한 것 같습니다. 제니의 가방에 니코틴 패치가 있던 이유를 알 수가 있네요. 임신한 사람은 술, 담배를 하지 않으니까요.
그 옆에 있는 건 헨리의 다이어리입니다. 클라라 관련 일정을 써놓은 걸 보면 헨리 물건인 걸 알 수 있죠.
2월 14일에 212-445-6264면 판타지 아무르의 번호입니다. 본인이 예약하셨나봐요?^^
부엌 쓰레기통에 약통이 버려져 있는데요.
벤자클린이 포함된 약물입니다. 알코올과 함께 섭취하지 말라는 경고가 쓰여 있습니다. 약을 받은 날짜가 4월 14일이면 클라라가 받아온 약은 아닌 것 같고요. 가해자가 클라라의 와인에 약을 타서 먹인 게 아닐까 싶습니다.
냉장고에 쪽지가 붙어있는데요. 클라라가 남긴 메모입니다. 여기에서 참석자들을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들을 알 수 있습니다.
사촌 동생은 와인을 못 마시고, 에드는 왼손잡이입니다. 그리고 번역되면서 사라졌지만 원문을 보시면 사촌 동생을 'him'이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참석자 중 남성은 제이크와 에드윈이었으므로 사촌 동생의 이름은 제이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에드는 에드윈의 애칭일테니까요. 제니가 사촌 동생이었으면 진짜 가정 파탄;;
다시 테이블을 보면, 오렌지 주스가 있는 5번이 클라라의 사촌 동생, 제이크의 자리입니다.
식기를 보면 모두 포크가 왼쪽, 나이프가 오른쪽에 있는데 1번 자리만 반대로 되어 있습니다. 1번이 왼손잡이인 에드윈의 자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에드윈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네요.
그리고 그 옆 2번 자리를 보면 유일하게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죠. 임신한 제니의 자리였겠네요.
사건 정리
서로 맞불륜이었던 클라라와 헨리. 클라라가 불륜 상대를 정리하기 위해 LA에 간 사이, 헨리는 자신의 불륜 상대인 제니를 만납니다. 어느날 제니는 헨리의 아이를 임신하게 됩니다. 헨리는 제니가 낙태하길 원하지만, 제니는 아이를 낳고 싶어서 담배도 끊고 술도 끊습니다. 헨리의 지갑에 변호사 명함이 있던 것도 제니가 이혼을 부추겨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이건 그냥 추측이에요. 이혼 담당해줄 변호사를 생일 파티에 불러? 그게 말이 돼...?) 여기서 둘 사이에 마찰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제니가 클라라에게 '너만 없으면 돼!'라는 생각을 품고 벤자클린을 먹여 독살한 것 같습니다. 테이블을 보시면 제니가 와인잔을 클라라 쪽으로 옮긴 자국이 있습니다. 건배 같은 걸 하면서 와인을 마시게 만든 것 같네요. 본인은 마시지도 않을 거면서 말이죠.
데모 버전 문제 정답
- 5번 의자에 앉은 사람: 제이크
- 2번 의자에 앉은 사람: 제니
- 클라라의 사촌: 제이크
- 죽은 사람: 클라라
- 살인자: 제니
맞불륜 뭔데;
열리지 않는 방이나 서랍이 있었던 걸 보면 본 버전에서는 문제도 더 많고 추리할 것도 많을 것 같네요.
스팀 평가보니까 본 게임도 그런 것 같은데 한국어 번역이 좀 별로입니다. 'matches'(성냥)를 '일치'라고 번역하는 패기 무엇; 한국어에선 '그는', '그녀는'이라는 말을 잘 안 써서 원문을 못 본 사람들은 성별 정보를 놓칠 수도 있었고요. '사촌 남동생'으로 번역해주는 센스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재밌어서 구매를 고려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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